치질 사용기 3부, 수술 이후 치료 과정
치질 수술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병원 선택과 수술 당일의 후기는 이전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많은 분이 수술 자체보다 회복 과정을 더 걱정하시는데요.
그래서 이번 3부에서는 수술 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치료 과정과 회복기에 대한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공포의 거즈 제거부터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던 첫 응가까지, 제가 겪은 그대로를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립니다.
치질 수술 후기 3부, 수술 후 치료 과정
수술 다음 날, 충격과 해방의 순간
수술 다음 날, 저는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이른바, 오픈런을 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아니었고, 밤새 저를 불편하게 했던 항문 속 거즈를 빨리 제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첫 배변 때만큼 아플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셔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선생님은 갑자기 거즈를 후루루룩 하고 뽑아내셨습니다. 와우, 정말 말 그대로 깜짝 놀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순간적인 통증과 함께 생각보다 거즈가 길게 나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픔도 잠시, 무언가 꽉 막고 있던 것이 사라진 듯한 엄청난 해방감과 시원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진료 후에는 처방에 따라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엉덩이에 새 거즈를 댄 뒤 좌욕기(15,000원)와 약을 처방받아 병원을 나섰습니다. 이제부터 4주에서 6주간, 매주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하며 기나긴 회복의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첫 경험, 그 후기
드디어 그날 저녁, 몸에서 때가 왔다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배가 살살 아파지자 드디어 오늘이구나 하는 생각에 비장한 마음으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저의 전략은 단 하나, 최대한 몸에 힘을 빼고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15년 전 먼저 수술했던 친구가 항문에서 식칼이 나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며 공포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따끔거리며 쓰라린 느낌은 있었지만 식칼까지는 아니고 과도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편안했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을 상상하며 너무 걱정을 많이 해서인지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첫 경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함께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때까지 거의 채소와 죽 위주로 먹다가, 이후부터는 일반적인 식사와 고기도 먹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상처에 자극이 될까 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철저히 피했습니다.
치질 수술 이후 5주간 치료 과정
퇴원 후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진물이었습니다. 수술 부위가 회복되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자주 나와서 첫 주에는 거의 두 시간마다 거즈를 갈아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 2주일 시간이 지날수록 진물의 양이 눈에 띄게 줄었고, 3주 차가 되었을 때는 드디어 거즈 없이 생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거즈를 덧대지 않아도 되는 순간, 일상으로 거의 복귀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습니다.
아래는 병원에서 구매한 좌욕기인데요. 가격은 싼 만큼 기능은 없고 그냥 대야?입니다. 저기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그냥 좌변기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15~20분 정도 좌욕을 했는데 중간 이후에는 물이 금방 식어 버려서 좀 아쉽긴 합니다.
회복 기간 동안 저의 루틴은 단순했습니다. 하루 두 번 처방받은 연고를 꼼꼼히 바르고, 따뜻한 물로 아침저녁 두 번씩 좌욕을 했습니다. 좌욕은 통증 완화와 혈액 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매주 한 번 방문하는 병원에서는 간단하게 상태를 체크하고 약을 처방받는 정도였습니다. 회복 과정이 순조롭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가끔 섬유질 섭취를 소홀히 해서 변이 딱딱하게 나온 날에는 어김없이 그날 하루 종일 상처 부위가 뻐근해서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병원에 가서 최종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안 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여정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쁩니다.
결론
- 치질 수술 다음 날 거즈 제거는 아프지만 동시에 시원한 해방감을 줍니다.
- 수술 후 첫 배변의 고통은 상상하는 것보다는 견딜만했어요. 식칼이 나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음.
- 회복의 핵심은 꾸준한 좌욕, 연고, 그리고 변비 예방을 위한 식단 관리입니다.
- 진물은 점점 줄어서 3주 지나니 거즈 없이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 완치까지는 4~6주 기간이 필요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 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