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세상에는 다양한 사용기가 있지만, 이런 사용기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약간 주제가 부끄러워 블로그에 올릴까 말까 200번 정도 고민했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치질인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용기를 냅니다.

저의 오랜 동반자였던 그 녀석과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하고, 그 기나긴 여정을 기록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두의 평화로운 응꼬를 응원하며, 이제 시작합니다.

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나의 오랜 동반자, 그 녀석과의 조용한 동거

몇 년 전부터 였을 겁니다. 큰일💩을 치르고 나면, 항문에서 “하이~” 하고 고개를 빼꼼 내미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불편하긴 했지만, 잠시 후면 알아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소심한 녀석이었기에 피곤한가 보다 하며, 스스로 괜찮은 척 세월을 보냈죠. 그렇게 저와 그 녀석의 아슬아슬한 동거는 시작되었습니다.

 

선을 넘어버린 그 녀석, 피의 경고

최근 들어 이 녀석이 달라졌습니다. 볼일을 볼 때마다 휴지에 붉은 흔적을 남기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마다 ‘혹시 이거 죽을병 아니야?’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가도, 다음 날 괜찮아지면, 애써 외면하는 날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하지만, 사건은 한 달 전 주말에 터졌습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출혈, 거의 30분간 멈추지 않는 피를 보며 직감했습니다. 아, 이 녀석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겠구나. 수술할 결심을 해야겠다. 주말이라 참고, 월요일 아침이 밝자마자 병원에 가기로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치질은 질병일 뿐,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도 머리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치료 목적이고 상대가 의료인이라도, 저의 가장 은밀한 응꼬를 타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건… 정말이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엄청 무거웠어요.

그냥 하지 말고 도망갈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완쾌되어 건강한 내 응꼬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드디어 결전의 날, 치질 첫 진료 후기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합니다. 월요일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해진 몸 상태에 …꼭 오늘 가야 하나?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잠시 들려왔지만, 이번에야말로 끝내야 했습니다.

병원은 멀리 갈 것 없이, 동네에서 가깝고 평이 괜찮은 수원의 한 개인 병원으로 정했습니다. 접수하며 증상란에 혈변 두 글자를 적고 나니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제 이름이 불리고, 진료실에 들어가니 간호사님의 안내에 따라 일명 ‘굴욕의 새우 자세’로 옆으로 누웠습니다. 바지를 살짝 내리고 엉덩이를 보이는 그 짧은 순간, 참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곧이어 남자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손으로 먼저 검사하고, 항문 내시경을 할 거라며 약간 불편할 수 있다고 예고하셨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오는구나. 손으로 꾹꾹 누르고 후비적 후비적하시는데, 아프기도 하고 기분도 참… 묘했습니다. 이어서 카메라가 🎥 달린 항문 내시경이 들어올 땐 ‘뜨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의사 선생님의 최종 진단

제 눈앞 모니터에는 제 항문 속 사진이 펼쳐졌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곳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더욱 묘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모니터를 짚어가며 차분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결과는 명백한 ‘내치핵’, 그리고 증상은 심한 편이라는 판정이었습니다. 나중에 진단서를 받고 보니 병명에 “상세불명의 치핵” 이라고 적혀 있네요.




치질 사용기 1부, 수술할 결심

오랜 기간 저를 괴롭혔던 문제의 원인이 밝혀지니, 후련함과 동시에 이제 정말 수술을 해야 하는구나하는 현실감이 밀려왔습니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간단히 피검사를 하고, 바로 다음 날 오전 10시로 수술 예약을 잡았습니다.

내일 수술하고 6시간 정도 입원 후에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퇴원할 때는 마취로 인해서 운전은 불가하니, 보호자가 같이 와야 한다고 합니다.

 

치질 결론

  • 결정적 계기 : 30분간 멈추지 않는 출혈을 겪고 마침내 수술을 결심.
  • 병원 선택 : 좋은 후기에 이끌려, 동네에서 가까운 수원 개인 병원으로 결정.
  • 첫 진료 : 굴욕의 새우 자세로 후비적을 당하고, 항문 내시경을 통해 치질 내치핵(심각) 판정.
  • 초고속 진행 : 진료 다음 날로 바로 치질 수술 예약을 완료하는 대담함을 보임.

이렇게 저의 수술은 일사천리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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