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내가 막상 구매를 결정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충전이 너무 귀찮지 않을까? 유지비가 진짜 저렴한가? 화재 나면 너무 위험한데? 걱정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3년간 전기차를 직접 운행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전기차 살까 고민 중이라면 끝까지 읽어보셔도 좋아요.

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전기차 승차감, 주행 느낌

제가 다음에 차를 사도 전기차를 다시 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가장 첫 번째가 바로 주행 느낌입니다. 엔진이 없으니 진동도 없고 소음도 없고요. 기어가 없으니 변속 충격도 없고 변속 타이밍의 딜레이도 없어요. 그냥 놀이동산에 있는 카트처럼 밟으면 슈웅 하고 가속되는 큰 카트 같습니다. 이 매끄러운 느낌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타이어와 바람의 소음은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있지만,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없어서 주행 느낌과 승차감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조용하기 때문에, 음악도 훨씬 집중해서 들을 수 있고요. 사랑하는 옆 사람과도 대화에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죠.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피곤함이 덜 느껴집니다.

 

회생제동 멀미

전기차 택시에 승객으로 처음 타보신 분들은 너무 멀미 나고 울컥거려서 타기 싫다고 하시는데요. 택시 기사님들은 연비를 우선시하다 보니 회생제동 단계를 가장 강하게 세팅하시기에 그 여향이 큰 것 같습니다. 강한 회생제동 세팅이라도 탑승객을 위해 엑셀 컨트롤을 신경 써서 잘하면 어느 정도 커버는 가능합니다만, 그래도 내연차와 차이는 있다고 느껴집니다.

제가 운행하는 GV60 차량은 회생제동을 0~4까지 변경할 수 있어요. 0은 제동이 거의 없는 내연기관, 4는 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리는 i페달 모드입니다. 이 중에서 저는 약한 회생제동인 1단계를 선택해서 타고 있어요. 거기에 회생제동 auto로 설정합니다. auto로 하면 앞에 차가 감속하면 속도에 따라서 자동으로 회생제동 단계를 변경해 줍니다.

급하게 서면 회생제동을 강하게, 천천히 제동하면 약하게 알아서 변경합니다. 크루즈 컨트롤을 켜지 않아도 기본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시내에서 거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엑셀만으로 운행이 됩니다.

엑셀에 발을 떼면 바로 감속이 강하게 되는 i페달과는 다릅니다. 저는 i페달 모드는 테스트해보고 바로 아니다 싶어서 포기했어요. 발이 브레이크 페달로 거의 움직일 일이 많지 않아서 피로도가 적습니다.

아이를 포함한 저희 가족들은 구매 초기 때부터 멀미를 한 적이 전혀 없고, 전기차의 승차감을 좋아해요. 제가 특별하게 운전을 잘하는 것은 아니기에, 누구나 금방 적응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느낌은 다를 수 있기에 짧은 시승보다는 최소 1박 이상의 전기차 렌트를 통해서 직접 경험해 보셔야 가능할 수 있습니다.

 

무시동 공조, 이것은 혁명

제가 전기차를 또 살 수밖에 없는 이유 두 번째입니다. 엔진이 있는 내연기관 차량은 정차 상태에서 에어컨이나 히터를 오래 틀지 못합니다. 매연도 계속 나와서 눈치 보이지만, 오랜 기간 시동을 계속 켜두면 화재 위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연료 소비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서 시동 개념이 없어요. 그냥 공조기를 작동시키면 됩니다. 차 운행 끝나면 바로 나오지 차에서 왜 오래 있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제 경우에는 생각보다 많고, 저는 이것은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작지만 다 되는 나만의 공간

위에서 언급한 무시동 공조가 되기 때문에, 아래가 가능합니다.

  • 아이의 학교, 학원 라이딩으로 차에서 대기할 때
  • 약속 장소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시간 때울 때
  • 밥을 못 먹어서 차에서 간단한 간식이나 끼니 해결할 때
  • 비올 때 혼자 감성에 젖어 차에서 분위기 있는 음악 듣고 싶을 때
  • 조용하게 오랫동안 고객과 통화해야 할 때
  • 운전하다가 급피곤해서 잠깐 졸면서 쉬고 싶을 때
  • 와이프 쇼핑 오래 걸려서, 아이와 차에 먼저 가서 게임할 때
  • 차박은 싫지만 집 에어컨 고장으로 아이와 차에서 잤을 때
  • 7월에 캠핑 갔는데, 텐트 치고 너무 더워서 차에서 풀 에어컨 + 통풍 3단계 모드 휴식할 때
  • 급한 업무가 생겨서, 차에서 노트북으로 일할 때
  • 아내랑 싸우고 갈 때 없어서, 차에서 혼자 치킨 먹으며, 디아블로 할 때  😿

생각보다 너무 많지 않나요? 물론 내연기관 차량도 날씨 좋으면 할 수 있어요. 근데 우리나라는 너무 덥거나 추운 날이 훨씬 많으니까요. 전기차는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고 쾌적하게 가능합니다.

저는 30분 이내에 대기할 때는 그냥 시동 켠 상태로 대기합니다. 그 이상은, 유틸리티 모드(테슬라는 캠핑 모드)를 켭니다. 그러면 차는 운행은 안되지만, 배터리 방전 없이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V2L 많이 사용하나?

현대 기아의 전기는 차량 충전구에 멀티탭을 연결해서 차량 배터리를 전기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 때문에 현대 기아차를 사야 하나? 정말 많이 쓸까? 고민이 되시나요?

제 경우에는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지는 않더라고요. 최근 차량들은 실내에 C타입으로 충전을 할 수 있어서 와트 차이는 있지만 왠만한 기기는 충전이 가능해요. 제 경우에도 그냥 C타입으로 휴대폰은 물론이고, 노트북까지 충전할 수 있어서 V2L은 생각처럼 필요는 없었어요.

하지만, 캠핑을 하신다면 상황이 달라지는데요. 차박을 하신다면 실내 V2L을 많이 사용하시겠죠? 전기장판도 가능하니까 너무 유용할 것 같습니다. 또 노지에서 캠핑하신다면 전기차는 정말 훌륭한 완전 대용량 보조 배터리입니다. 노지에서 V2L로 인덕션까지 사용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저는 캠핑을 하지만, 차박은 답답하고 좁아서 안 합니다. 캠핑도 노지는 너무 싫어하고 전기 사용이 가능한 캠핑장만 다녀서 그런지, V2L은 크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극동계는 캠핑을 안 가고 12월 초 정도까지만 다니는데요. 이때에 기름 난로 대신 PTC 전기 히터로 다닙니다. 대략 영상 5~7도까지는 PTC 히터로만 5X6m 정도 되는 대형 쉘터로 춥지 않게 지냈습니다. 2000와트 출력으로 전기를 엄청 먹는 히터라 캠핑장 전기는 사용을 못 하지만, V2L로 가능합니다. 8~10시간 정도 틀면 배터리가 20~25% 정도 소모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V2L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에 따라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전기차를 사는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기차 유지비? 차량 가격 포함해서 계산하세요.

전기차 충전비, 세금, 톨게이트 비용, 취득세 할인, 구매 보조금 등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하고 혜택도 많습니다. 그런데 혜택은 점점 줄고 있어요. 충전 비용은 점점 오르고 있어요. 완속 충전이 이제 거의 300원입니다. 구매 보조금도 점점 줄고 있어요. 톨게이트 할인도 50%에서 지금은 40%이고, 앞으로 매년 줄어서 없어지겠죠.

그런데 올라도 전기차와 같은 출력의 비전기차와 비교하면 아직도 많이 저렴합니다. 제가 실제로 계산도 했었는데,  확실히 저렴한 것은 맞습니다. 전기차 3년 충전비 포함 총 유지비 리포트 참고해 보시고요.


다만, 전기차는 차량 가격이 보조금을 받아도 내연기관 차량보다 한 등급 정도 비쌉니다. 앞으로 배터리 제조 원가가 내려가면 전기차 가격이 내려갈 수 있겠지만 현재는 비싸요. 운행거리가 길면 2~3년만 전기차를 타시면, 비싼 금액이 상계가 되지만 짧다면 5년 이상 타야 비슷해집니다.

전기차를 저렴한 유지비 때문에 구매하신다면,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와 꼭 비교해 보세요. 주행거리가 난 너무 짧다고 생각하시면 한 등급 위의 내연기관 차량과도 비교해 보세요.

 

전기차 충전 스트레스

충전 환경은 거주지나 개인의 상황에 따라 너무 다릅니다. 저는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3년 전에는 정말 항상 아무 때나 충전이 가능했죠. 지금은 전기차가 훨씬 많아져서 약간의 눈치싸움이 필요합니다. 퇴근시간이 그나마 자유로워서 저는 괜찮은 편입니다.

전기차 살까 말까 정해드려요. 3년 탄 사람의 현실적인 후기

집이나 회사에 충전기가 있고 경쟁자가 없다면, 주유보다 편합니다. 주차하고 충전기에 꼽고 출근이나 퇴근할 때 빼면 되니까요. 기름 냄새도 안 나서 좋아요. 주유소에서 자동세차를 못할 뿐이죠.

장거리 여행을 갈 때는 항상 출발 전에 완충하면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400Km 이상은 보통 갈 수 있으니까요. 3년 전보다 고속도로에 초급속 충전기가 많아졌어요. 목적지 주변에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충전기가 있더라고요.

다만, 겨울에는 30% 정도 주행거리가 줄어들어서, 매일 장거리를 다닐 때는 좀 불편하고 신경이 쓰였어요. 이런 경우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코스 중 어디 휴게소에서 잠깐 쉬면서 밥을 먹을 때, 충전을 할 거야 같은 계획이요.

저는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집밥이 있고, 퇴근도 남들보다 빨리할 수 있어서 전기차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저와 반대인 분들도 분명히 계실 거에요. 거주지에 충전도 안 하면서 충전 구역에 주차하는 비매너 분드로 있을 수 있고요. 전기차 구매 예정이라면 이 부분을 꼭 관심 있게 살펴보세요.

 

전기차 살까, 말까, 결론

  • 전기차의 무시동 히터와 나만의 공간이 공감 가시면 사세요.
  • 집밥, 회사밥 없다면 사지 마세요.
  • 걸어서 10분 거리에 관공서 충전기 있는데 살까요? 사지 마세요. 춥고, 덥고, 비 오는 날도 많아요.
  • 단지 기름값 때문에 전기차 구매하신다면,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보세요.
  • 아파트 충전기는 있는데, 매일 꽉 찬다면, 사지 마세요. 스트레스받아요.
  • 1년에 7,000Km도 안 타는데 휘발유 차 있는데요. 바꾸지 마세요.
  • 전기차의 밟으면 나가는 응답성과 토크가 마음에 드신다면 사세요.
  • 운전보다 차에서 쉬는 시간이 많다면 사세요.
  • 조용한 차가 로망이다. 당장 계약하세요.
  • 차박도 하고 싶고 캠핑에 미쳐 있다. 무조건 사세요. V2L 필요하다면 현기차 사세요.
  • 주행거리도 길고, 충전 환경도 좋은데 아내가 반대한다면? 사지 마세요. 아내가 항상 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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